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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도 개혁 ‘험로’… 대사회 역량 ‘순항’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1-12 조회 261

제도 개혁 ‘험로’… 대사회 역량 ‘순항’

[분석] 키워드로 읽는 조계종 종책과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신년기자회견서 다양한 종책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본지는 종책과제들을 △대탕평 조치 △선거제 개선 △문화유산 인식 개선 △대사회 역량 강화 등 총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분석했다.

대탕평 조치     01

설정 스님은 멸빈자 사면을 비롯한 대탕평 정책에 대해 과거 여느 집행부보다 강력하게 의지를 드러냈다. 부처님오신날 전까지 대중 공의를 모아 대화합을 선언하는 법석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멸빈자 사면과 관련된 대표적 사건인 서의현 前총무원장 재심파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한 멸빈자 사면은 종헌 개정이 필요한 중대사인데다 중앙종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종정 진제 스님이 지난해 신년교시를 통해 멸빈자 사면을 우회적으로 제안하고,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사면 의지를 밝혔으나 결국 중앙종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처님오신날 전 대사면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선 오는 3월 열리는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종헌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만약 이때까지 사면에 대한 대중공의를 모으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종헌개정안은 또다시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현재 계류 중인 종헌개정안은 부칙 삽입으로 1회에 한해 사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종헌 위상 저해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A중앙종회의원은 “의원들이 근본적으로 대사면에 동의하더라도 종헌종법에 따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의 장과 종헌개정안의 수정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선거제 개선      02

선거제도 개선은 10여 년 전부터 공론화된 조계종 숙원사업 중 하나다. 13대 중앙종회부터 꾸준히 안건 상정됐지만 번번이 무산될 만큼 중앙종회 내에서도, 종단 내에서도 좀처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사안이다. 16대 중앙종회서는 직선제와 종정이 추첨하는 방식 등을 논의했으나 현재 ‘원점 재검토’ 중이다. 다만 설정 스님이 신년기자회견서 모든 선거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총무원장선출제도개선특별위원회 회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B중앙종회의원은 “총무원장스님 발표 내용 중 ‘종도들의 이해와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종회를 비롯해 모두가 선거로 인한 폐해를 공감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면서 “불교적이고 바람직한 선출제도를 고민하는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종회도 더 활발하게 논의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6대 중앙종회 임기가 올해 10월 만료돼 안건 처리에 대한 체감온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기 내 통과되지 않은 입법안은 자동 폐기되며, 이 경우 17대 중앙종회가 해당 사안을 다시 논의할지는 미지수다.

문화유산 인식 개선      03

설정 스님의 신년기자회견 세 번째 키워드는 ‘전통문화 인식 개선’이다. 설정 스님은 전통문화를 종교적 잣대로 판단하는 관행과 국유 문화재로 예산이 집중되는 현 문화재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설정 스님이 후보 당시 제시한 10대 기조 공약 중 하나이며, 앞선 자승 스님 집행부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제안한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 전체 문화재의 3.6%인 궁궐, 왕릉 등 국유문화재에는 1066억여 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으며, 23.5%를 차지는 조계종 소유 성보 문화재에 대해서는 486억여 원이 지원되고 있다. 이를 1건당 예산액으로 환산하면 국유는 9억3500만원에 달하지만 조계종 소유는 6600만원에 그친다. 국유 문화재는 비율은 낮으나 민간단체 소유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예산을 받는 상황이다. “궁궐과 왕릉은 면단위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 밖의 문화재는 점단위 관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계종이 제시한 정책 카드는 ‘민간문화재를 전담·지원하는 국가 조직 신설’이다. 조계종이 제언한 제19대 대선 정책제안집에 따르면 이는 현 문화재청에 불교문화재 전담 부서와 민관협력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유에 집중된 문화재 정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수립되지 않았다. 국유를 제외한 불교문화재를 전담하며 지원할 수 있는 부서 신설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사회 역량 강화      04

설정 스님이 종단 대사회 역량 강화로 꺼내든 대표적 카드는 ‘민영소년원 운영’이다. 법무부 또한 1월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종교계 등 민간이 운영하는 소년원 설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민영소년원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라고 범죄예방정책국에 지시했다”면서 “조계종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불교계와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조계종과 법무부 측은 최근 민영소년원 설치에 대한 교감을 나눈 바 있다.

불교계가 민영소년원을 운영을 확정 지으면 이는 국내 최초 민영소년원이자 불교계 유일의 교정시설이 된다. 조계종 사회부 관계자는 “설정 스님은 평소 청소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와중 우연한 계기로 법무부와 뜻이 맞아 떨어졌다. 좋은 취지로 민영소년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 부처님오신날 남북불교대표단 교차방문, 문화유산 공동보존관리 협의 등을 종책과제로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다만 조계종 대북종책을 담당하는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남북분위기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에 나설 전망이다.

신성민·윤호섭·박진형 기자  hyunbulnews@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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